질문이 쌓이면 맥락이 된다
LLM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 활용을 위한 강의를 통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내용은 이거였습니다.
👉 “질문을 구체적으로 써라.”
예를 들어, “좋은 브랜딩 전략 세워줘”라고 하면 대체로 교과서 같은 답이 돌아옵니다.
구체적인 질문은 이게 아니었습니다. 구체적인 질문은 다음과 같은 질문이었습니다.
“넌 브랜드마케팅 전문가야 나는 20~30대를 대상으로 하는 화장품 스타트업을 운영 중이야.
월 300만 원의 예산으로 온라인 홍보를 하고 싶어. 현실적인 마케팅 전략을 제안해줘.”
이 경우에는 훨씬 현실감 있고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전략이 나옵니다.
이 차이가 바로 단순한 프롬프트 입력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차이입니다.
질문을 더 구체적으로 작성해서 원하는 답변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기술이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닫게 됩니다.
‘이렇게 조건을 붙이고 설명을 늘려가는 게 결국 맥락(Context)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구나'
프롬프트의 확장, 콘텍스트 엔지니어링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단순히 “질문을 잘하는 법”만은 아닙니다.
질문을 정교화하고 다듬다 보면, 자연스럽게 배경·상황·제약조건 같은 맥락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포함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럴수록, AI는 훨씬 정교하고 ‘내가 필요한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프롬프트
👉 "사과에 대해 설명해줘."
답변
사과는 장미과에 속하는 과일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재배되고 있습니다.
비타민 C와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건강에 좋으며, 대표적인 품종으로는 후지, 홍로, 부사 등이 있습니다.
Context 기반 프롬프트
👉 "나는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과일에 대해 강의를 할 거야.
과일 중에서 사과를 소개할거야.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줘."
답변
얘들아, 우리 다 아는 빨갛고 동그란 과일이 뭘까? 🍎 바로 사과야!
사과는 아삭아삭 씹으면 달콤하고, 가끔은 새콤하기도 해. 그래서 공부하다가 먹으면 머리가 더 잘 돌아간다고도 해. 옛날에는 “하루에 사과 하나면 의사가 필요 없어요”라는 말도 있었대. 사과 안에는 비타민과 좋은 영양분이 가득해서 우리 몸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거든.
같은 모델을 쓰는데 왜 답이 다를까
모델의 성능이 아니라 질문 속에 담긴 맥락의 풍부함이 결과를 갈라놓기 때문입니다.
맥락이 담긴 질문이 되는 순간
사실 일상에서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좋은 아이디어 없을까?”라는 막연한 질문을 받으면 답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번 주 금요일까지, MZ세대 대상 온라인 캠페인 아이디어”라고 하면 생각이 훨씬 빨리 나죠.
AI도 마찬가지입니다.
질문이 구체적일수록, 그 자체가 이미 맥락을 담은 설계된 요청이 됩니다.
결국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발전할수록 콘텍스트 엔지니어링에 가까워지게 됩니다.
콘텍스트를 구성하는 요소
‘맥락을 담는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걸까요?
여기서 말하는 콘텍스트는 단순한 문장 이상의 개념입니다.
- 현재 요청 사항: 사용자가 마지막으로 요청한 질문이나 요구 사항
- 대화 흐름: 지금까지 이어진 대화의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과 상황
- 사용자 기억 정보: 과거 상호작용, 프로젝트 기록, 개인적 성향 등 장기적 기억 반영
- 외부 정보: 최신 뉴스, 연구 자료, 데이터베이스 등 외부 정보 활용
- 도구 및 기능 연동: 일정 확인, 이메일 조회, 파일 검색 같은 실행형 기능 연결
- 말투 & 역할: 답변 시 어떤 말투와 어떤 역할으로 대응할지 설정
- 출력 형태: 답변을 요약문, 표, 텍스, 사진 등 사용자가 원하는 형식으로 제공
- 출력 목적: 답변이 사용될 용도
이렇게 다양한 요소가 합쳐지면, AI는 단순한 응답자가 아니라 맥락을 이해하고 행동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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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프트의 진화 = 콘텍스트의 시작
결국 핵심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처음에 했던 “질문을 잘 쓰는 연습”은 사실 콘텍스트를 준비하는 훈련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콘텍스르를 만들려는 목적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질문을 잘하기 위해 시작했던 것입니다.
짧은 프롬프트에서 시작해 조건을 붙이고 설명을 늘려가면서, 자연스럽게 질문은 맥락을 담은 설계도로 발전합니다.
즉,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종착지가 아니라, 콘텍스트 엔지니어링으로 확장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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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AI 활용
AI를 잘 쓴다는 건 이제 질문을 얼마나 적절한 맥락을 함께 제공하느냐가 진짜 차이를 만듭니다.
다시 말해, 질문은 출발점 입니다.
질문을 구체적으로 쓸수록, 그것은 곧 콘텍스트가 되고,
콘텍스트가 풍부해질수록 AI는 더 똑똑한 동료가 되어줍니다.
앞으로 AI 활용의 진짜 경쟁력은 “질문력”보다
맥락을 설계하는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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